2016년 9, 10, 11월 호 합본

개발자 2019.02.12 11:05 조회 : 281

Vol. 34

2016년 9·10·11월호

고운(孤雲) 최치원(崔致遠)의 ‘격황소서(檄黃巢書)’를 빌어
‘격근혜서’를 쓰다

중견, 신진 무용가들의 참여행동은 기대와 각성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무용지도자들이 악랄하고 치졸하게 동료 무용가를 괴롭혀도 침묵하던 무용가들이, 기득권들이 줄을 세우고, 돈, 성, 노동력을 착취하고, 기금까지 착복하는 것을 보고도, 듣고도, 심지어 자신이 겪으면서도 침묵했던 무용가들이 시위현장으로 나갔다고 하니 솔직히 씁쓸한 마음도 들었습니다. 거대 악의 종결을 위해서 작은 악은 감내해야 하는 것이라고 스스로 설득하면서 무용계의 시국선언문 두 편을 다시 읽어 보았습니다. 그런데 어떠한 반성도 성찰도 없는 문장들은 낮은 울림조차 주지 못했고, 문장들 사이사이에는 구린 향기만 묻어 있었습니다. 무용계의 일원으로서 한없이 부끄러웠습니다. 이번 시국사태를 계기로 작게는 무용계에서 변화가 오길 기대합니다. 무용가들이 더 이상 무용계의 적폐(積弊)에 침묵하지 말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이 땅에 박근혜, 최순실, 차은택, 김종 같은 인간들이 더 이상 발을 붙일 수 없는 공명정대한 시대가 오길 기원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조상님의 ‘격황소서’를 빌어 ‘격근혜서’를 써봅니다.

글_ 편집주간 최해리(무용인류학자, 한국춤문화자료원 공동대표)

최승희 연구를 위한 제안
- 무용역사기록학회 제18회 학술심포지엄 “근대무용가 최승희 춤의 국제성”에 대한 토론 후기

‘운수 좋은 날’에 만났던 청명한 가을날의 춤 풍경
- 서울아트마켓과 무용역사기록학회 초청 해외 인사들과 동행했던 행사 참관기

모든 일정이 끝나고 밤이 되자 가을날에 마주했던 일련의 춤풍경들이 마치 꿈결 같이 몽롱하고 다소 나른한 분위기로 다가오기에 이르렀다. 전통춤 쇼케이스, 미술관 투어, 컨템포러리댄스의 프리젠테이션과 공연이 숨 가쁘게 이어진 하루였으니 어쩌면 시차적응중인 해외 인사들에게는 행복하고도 노곤한 체험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극진한 손님으로 예우 받으며 누린 문화적 호사였기에 그들의 일기장에는 분명 오늘은 ‘운수 좋은 날’로 기록되기에 부족함이 없었을 것이다. 한국을 찾은 해외 인사들에게 우리의 전통예술과 춤문화를 체험케 하려는 몇 사람의 숨은 열정과 실천들이 진정성 있게 빛나는 현장을 필자는 운 좋게, 그리고 마음 설레며 온 나절을 지켜보는 행운의 시간을 가졌다. 지면을 빌어 1세대 공연기획자로서 이번 행사를 주최 혹은 후원해 준 담당자들과 진행자들 모두에게 온 마음으로 감사함을 표하고 싶다.

글_ 장승헌(공연기획자, 재단법인 전문무용수지원센터 상임이사)

무용평론가 장지원의 ‘님과 함께’
- 한국학자 시이달 님과 <가온: 세상의 시작> 공연을

한류열풍을 통해 한국의 문화는 전 세계로 알려지며 관심을 받고 있다. <가온: 세상의 시작>(2016.04.01~2016.12.31)은 정동극장에서 자국민뿐 아니라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들에게 한국의 전통과 문화를 알리고자 노력하며 정동극장 전통공연 제작 20년의 내공을 총 집결한 공연이다. 한국무용, 연희, 무예, 소리 등 전통표현을 한 자리에 모아 2016 정동극장 새 상설공연으로 마련된 전통종합퍼포먼스 <가온: 세상의 시작>은 한국적 정서를 바탕으로 캐릭터부터 스토리까지 ‘창작’으로 완성했다. 평소 한국에 대한 관심과 애정으로 현재 고려대학교에서 객원연구원으로 한국학을 연구하고 있는 시이달과 함께 <가온: 세상의 시작> 공연을 보며 외국인의 눈으로 본 한국의 공연문화와 한국무용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들어보았다.

글_ 공동편집장 장지원(무용평론가, 한국춤문화자료원 공동대표)

디지털시대에서 공연예술아카이브의 길을 모색하다
- 국립국악원의 국악아카이브 연구기획 학술세미나 참가 후기

최근 공연예술기록물을 수집하고 관리하는 기관과 단체는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 공연예술아카이브의 개념이 도입된 지 오래되지 않아 관계자들이 그 현황을 공유하고 토론할 수 있는 자리는 많지 않았다. 또한, 각 기관마다 기록물을 활용하기 보다는 선행 단계인 수집과 보존에 보다 초점을 맞춰왔다. 디지털시대에 들어 공연예술의 기록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으며, 이에 따라 공연예술아카이브의 관리와 활용방식도 변하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11월 8일 국립국악원 풍류사랑방에서 학술세미나 ‘디지털 시대, 공연예술 아카이브의 역할과 가치 창조’가 개최되었다. 국립국악원 국악아카이브의 연구기획으로 이루어진 이번 세미나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공연예술아카이브들이 현황이 소개되고, 공연기록물 활용에 있어서의 여러 쟁점들이 논의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글_ 이소연(명지대학교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 박사과정)
사진_ 국립국악원 국악아카이브 제공

신선함보다는 주제에 대한 성찰이 돋보였던
- 김재승의 〈신(新) 광대_ 화(話)〉

항상 새롭게 하라, 또 그 담론을 깨고 새로운 질서를 위한 도전 - 국립현대미술관과 국립현대무용단 퍼포먼스 〈예기치 않은〉

업적 쌓기의 혈안 속에서 양심선언처럼 다가와
- 다크서클즈의 'Return to Beginning'

극적 드라마로서 구현된 불멸의 사랑
- 유니버설발레단 〈로미오와 줄리엣〉

양질의 보편 지향의 페스티발을 기대하며
- 제16회 서울국제공연예술제 무용
〈수치심에 대한 기억들〉 외 3편

2016 창작산실과 복합장르
- 박소정의 〈음·형:공간 音·形:空間〉

‘발레는 지루하다’라는 인식을 극복하지 못한 무대
- ‘셰익스피어 인 발레’ 〈스페셜 갈라〉

몸이 다하여 정신이 쇄한 것인가
아니면 정신이 다하여 몸이 쇄한 것인가?
- 국립현대무용단 〈춤이 말하다〉

예술적 환상의 완성
- 필립 드쿠플레 〈콘택트(Contact)〉

거울을 본다는 의미

발레연습실에서 바(barre)와 함께 반드시 있어야 할 것이 전신거울이다. 거울은 자세나 동작연습을 할 때에 바른 자세와 동작을 구사하는데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학생들을 가르치다보면 거울에 시선을 과하게 고정시켜서 머리가 몸의 전방으로 약간 기울어져 있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이러한 경우는 발레기본인 풀 업(pull up)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중심을 잃게 하는 원인이 된다. 즉 인간의 머리가 평균 7kg이라는 통계로 봤을 때 이 무게가 전방으로 기울어지기 때문에 중심이 흐트러진다는 것이다. 이에 교사들은 학생들을 가르칠 때에 머리를 들어 올리듯 하는 자세를 지시하고, 시선은 거울을 지나서 멀리 보는 시선을 인지시켜야 한다.

글_ 전주현(무용교육박사, 한국춤문화자료원 공동대표)

이희나 편집장의 친절한 춤 미학 가이드 3
- 춤의 이해와 감동

공연장의 발견

관객들은 한국인, 배우들은 일본인으로 언어의 소통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 공연이 시작되었다. 그런데 세 번이나 이 공연을 보게 된 나로서는 신기하게도 이번 공연이 배우들에게 어떤 날개를 돋게 해 준 듯하다고 생각되었다. 공연장만 가지고 말한다면 일본에서 공연한 소극장은, 관객석이 넓고 무대가 굉장히 좁아 답답한 느낌을 주는 곳이었고, 그런 곳은 비일비재하다. 공간 자체가 배우들과 관객들에게도 어떤 압박을 가하고 있다는 느낌마저 드는 공간이다. 그런 반면 한국에서의 공연장은 좀 더 무대 공간이 여유가 있었고,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겠지만 이 여유로움이 배우들에게도 자신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넓혀준 것이다. 공연장이라는 것이 공연의 일부가 된다는 생각을 새삼 생각하게 만드는 공연들이었다.

글_ 심지연(부경대학교 강사/ 일본 동경대학교 문학박사)

발레 무대 위에 희노애락을 구현하다,
드라마 발레 안무가 존 크랑코(John Cranko, 1927-1973)

디지털 아카이브 - 콜로라도 보울더 대학의 씨어터 앤 댄스 사진 아카이브
(University of Colorado Boulder Theatre and Dance Photo Archives)

분명한 것은 아카이브 분야에도 디지털 융·복합(Digital Convergence) 시대에 도래했고 모든 경계가 허물어 지고 있는 이 시대에 나아갈 방향성에 대해 끊임없이 논의하고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쉘렌버그나 젠킨슨의 전통적 기록학 논리만을 추구할 수는 없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보존에서 활용, 기관에서 이용자, 독립적 운용에서 유사기관과의 융·복합적 협업으로의 움직임에 빠르게 대처하고 준비하는 것만이 우리가 가진 소중한 자산의 가치를 발굴하고 그러한 자산을 다음세대, 또 그 다음세대에게 온전히 전달할 수 있는 올바른 길일 것이다.

글_ 김도연(한국외국어대학교 정보기록학과 박사과정
/UCL Archives and Records Management 석사)

만드는 사람들 _ 편집주간 최해리 / 편집장 이희나 / 공동편집장 장지원 / 시각 및 이미지 자문 최영모
/ 기자 심온, 안수진 / 인턴 김현지, 정겨울, 김미레 / 웹디자인 (주)이음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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