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2월 호

개발자 2019.02.11 14:10 조회 : 548

Vol. 16

2014년 12월호

2014년 끝자락에 편집장이 드리는 감사말씀

이러한 와중에 Dance Post. Korea 또한 큰 변화를 겪었습니다. 운영체제와 웹진체제를 모두 교체하며 더욱 전문화된 모양새를 갖추게 된 것입니다. 춤계 내외부를 망라하여 식견과 통찰력을 가진 전문가들의 글로 웹진은 점점 풍성해지고 있으며 동시대적이며 세련된 이미지를 위하여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꽤 많은 분들이 Dance Post. Korea의 존재가치를 인정해주고 계신 듯하여 감개가 무량합니다. 수 년 전 <춤누리>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 추억하니 그 시작은 미비하였으나 어려운 고비에 다다르고 이를 넘길 때마다 우리 웹진은 한 뼘씩 자라 왔다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직도 Dance Post. Korea의 발전은 현재진행형입니다.

글_ 편집장 이희나(한국춤문화자료원 공동대표)

융합적 연출과 형식을 통한 새로운 도전
- 제2회 우리춤포럼

21세기의 화두는 ‘융복합’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사회, 문화 전반에서 경계를 넘나들며 총체적 양상을 보이는 현상은 이제 무용계에서 역시 낯설지 않다. 따라서 학술발표회나 포럼에서도 영상을 활용해 시·공간적 한계를 넘어선다든지 작품에 대한 재해석을 통해 공연으로 확대된다든지 하는 방법론은 기존에도 있어왔다. 하지만 박사학위를 받은 한국무용전공 동문들이 깊이 있는 내용을 가지고 “우리 춤, 역사를 품고 미래를 열다”라는 의도에 맞게 한국춤으로 한정해 그 현재와 미래를 조망하고자 기획된 융합공연은 이색적이다. 지난 12월 17일 무용전용극장 M극장에서 김경숙 회장의 기획으로 한양대학교 우리춤연구소가 주관하고 우리춤포럼이 주최한 ‘제2회 우리춤포럼’이 이찬주, 황희정, 이현주 연구자의 발표로 이뤄졌다.

글_ 부편집장 장지원(무용평론가, 한국춤문화자료원 공동대표)
사진_ 우리춤연구소 제공

선운 임이조 선생 1주기 추모공연 ‘선무승천(仙舞昇天)’

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 전수조교이자 제97호 살풀이 춤 이수자였던 선운(仙雲) 임이조 선생은 한(恨)과 흥(興)이 담긴 전통춤의 계승자로서 그 발전의 중심에 있었던 이다. 그가 세상을 떠난 지 약 일 년, 그의 1주기를 맞아 한국전통춤연구회와 선운임이조춤보존회가 준비한 추모 공연 ‘선무승천(仙舞昇天)’이 12월 30일 오후 7시 30분 서울 국립국악원 예악당 무대에 오른다. 이번 공연에 대해 사단법인 한국전통춤연구회 및 선운임이조춤보존회 권영심 부이사장으로부터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글_ 인턴기자 안수진(서울대 미학/경영학 4)
사진_ (사)한국전통춤연구회, 선운임이조춤보존회 제공

서사시를 사랑과 영혼의 춤으로 그려내다
- ‘2014 무용창작산실 우수작품 공연’ 김선미무용단 <천(千)>

<천>은 김선미 안무, 이희수 원작, 이재환 연출․대본, 김재철 음악으로 이뤄졌다. 김선미는 그동안 창무회의 주축으로 진지하고 깊이 있는 공연을 통해 대중성보다는 작품성에 주안점을 둔 안무가였는데 이번 작품에서도 그러한 성향은 여실히 드러났다. 비교적 스토리텔링이 가능한 주제였지만 단순한 내용전달이 아니라 여기에 의식적 춤을 더함으로서 한번 더 생각하는 기회를 제공한 것이다. 작품은 영산재의 큰 틀 속에서 천 년 전, 그 시간에 일어났던 신화 속의 역사 혹은 역사 속의 신화로 접근하고 있다.

글_ 장지원(무용평론가, 한국춤문화자료원 공동대표)
사진_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발레의 한계를 넘지 못한 진정성 없는 무대
- ‘2014 무용창작산실 우수작품 공연’ 서울발레시어터 〈RAGE〉

〈RAGE〉는 현대성과 테크닉의 결합무대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 주었지만, 발레의 정형화된 틀로 고착화된 무용수들의 움직임은 안무자가 의도한 힐링과 창조를 통한 새로운 무대를 보여 주기보다는 힘겨웠던 연습의 과정을 무대에서 펼치는 인상이었고, 그래서 마음으로 전해지지 않는 진정성 없는 무대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은 발레와 모던이라는 단어의 결합 자체가 모순성을 지니고 있는 것과 같이 정형화 된 발레무용수들이 현대적 감각의 새로운 움직임을 자연스럽게 연출한다는 자체부터 부담스러운 시도가 아니었을까.

글_ 전주현(발레전문 리뷰어, 한국춤문화자료원 공동대표)
사진_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그 사람 쿠쉬 - 천년의 사랑 ‘쿠쉬나메’>에서 보는 무용과 연극의 거리

형식면을 떠나서 볼 때 <쿠쉬나메>는 몇 가지 의미를 지닌다. 첫째로, 춤 소재의 특이성이다. 심청과 춘향 등 제한된 소재에 주로 의존해왔던 무용극의 소재가 이슬람으로 확대된 것이다. 고려 때 쓰인 역사서인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에는 신라와 이슬람간의 문화교류가 심심찮게 등장한다. 통일신라시대에 두 지역 간의 첫 만남이 이루어졌고 해상과 실크로드를 통해 활발한 교역이 계속되었으며 경주 신라 왕릉에서 출토된 유리제품들이 이슬람에서 유입되었다는 사실들이다. 삼국사기에 나타나는 처용설화가 동해에 출현한 외래인을 바탕으로 한 것이라는 주장이 있고 중세 아랍인들의 기록에는 아틀란티스대륙과 동방의 신라를 2개의 이상향으로 묘사되어 있다고 한다. 기독교문화와 이슬람문화간의 대립으로 인해 이러한 사실들이 주류역사에서 벗어난 상황에서 쿠쉬나메는 새로운 예술적 소재를 제공해줄 수 있을 것이다.

글_ 이근수(무용평론가, 경희대 명예교수)
사진_ 최윤석 제공

재치 있는 구성에서 탁월한 테크닉으로 진일보하기를…
- 다크서클즈의 <몸의 협주곡>

다크서클즈의 <몸의 협주곡>은 작년 초연부터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충족시킨 공연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발레와 현대무용의 안무가 적절히 조화를 이루며, 제목이 말해주듯 악곡의 형식과 악기의 특성에 의지해 신체를 조율하는 듯한 움직임은 유쾌하고 재밌었다. 특히 관객과 소통하는 방식을 깊이 고민한 흔적이 돋보인다. 춤을 추던 무용수들이 갑자기 옷을 벗어 관객에게 맡겼다가 나중에 다시 찾아가는 모습이 그랬고, 엉덩이나 뺨을 가볍게 때리는 동작들은 관객의 흥미를 돋웠다.

글_ 서지영(공연평론가, 드라마투르기)
사진_ 박지현(Jihyun Midori Park) 제공

골반의 바른 정렬과 턴아웃 훈련을 하는 신체훈련(7)

신체의 중심은 골반이고 발레는 골반 중심 훈련을 통해서 다양한 동작과 움직임을 구사할 수 있다. 발레의 바 훈련에서 롱 드 장브 앙 레르(ronds de jambe en l’air: 다리를 공중에서 돌린다는 의미로 이 동작은 다리를 옆으로 들어 올려 공중에서 무릎을 구부리고 펴는 동작을 말함) 동작은 신체의 중심인 골반과 이에 포함된 근육 훈련을 위한 것인데, 여기에는 장요근의 스트레칭을 기본으로 하되 고관절의 유연성과 골반의 바른 정렬, 대내전근의 탄력성 등을 훈련시킬 수 있다.

글_ 전주현(무용교육박사, 한국춤문화자료원 공동대표)

니체의 몸, 예술생리학 그리고 현대무용 (XIV) - 니체와 현대 예술

독일 현대무용가 피나 바우쉬(Pina Bausch)의 ‘탄츠테아터(Tanztheater)’에서도 우리는 니체의 영향을 읽을 수 있다. 그녀는 독일 표현주의 무용을 새롭게 해석하여 독일식 현대 무용을 창조한다. 바우쉬는 전통 양식의 해체를 통해 무용의 지평을 넓혔다. 탄츠테아터라는 말에서 우리는 그의 무용에 깃들인 연극적 요소를 읽을 수 있다. 그녀의 실험에 직접적으로 영감은 준 사람은 연출가 스타니슬라브스키(Stanislawsky)와 극작가 브레히트(Brecht)이다. 바우쉬는 자신의 무대를 순수한 무용과 연극의 요소가 넘나드는 장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그녀가 차용한 연극적 요소는 하나의 줄거리를 따라 진행되는 전통적 방식의 연극과는 다르다. 바우쉬는 몸으로 경험하는 구체적인 삶과 일상, 사람마다 다른 천차만별의 시각이 살아 숨쉬는 그대로의 세계를 무대에서 표현한다.

글_ 정낙림(예술철학가)

한 편의 영화 같은 삶의 주인공, 이사도라 던컨 (Isadora Duncan, 1877~1927)

무용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들도 ‘이사도라 던컨’이라는 이름은 한 번쯤 들어봤을 만큼 이사도라 던컨(Isadora Duncan, 1877~1927)은 널리 알려져 있다. 그녀는 한 편의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극적인 삶을 살았다. 현대무용의 창시자로 알려져 있는 이사도라 던컨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태어났는데, 그녀의 어린 시절 은행가였던 아버지의 파산과 부모님의 이혼으로 인해 경제적으로 유복하지 못한 삶을 살았다. 하지만 음악가인 어머니의 영향으로 그녀는 항상 음악과 춤을 곁에 두며 예술적으로 풍요로운 유년기를 보낼 수 있었다.

글_ 신찬은(성균관대 예술학협동과정 석사2기)

스코티시 극장 아카이브(Scottish Theatre Archives)

영국에서는 상당한 수의 극장 및 공연단체들이 공연예술 전문 아카이브를 운영하고 있다. 그들은 아카이브가 곧 그들의 역사이며 정체성과 독자성의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뿐만 아니라, 축적된 자료들은 국가의 문화유산이 될 수 있고, 미래에 예술 분야 발전의 귀중한 자원이 된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인지하고 있다. 체계적인 시스템과 매뉴얼을 개발하고, 다른 기관들과 소통하고 공유하며, 이용자에게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그들의 의견과 요구를 적극 반영한다. 이러한 노력들은 아카이브 분야를 더욱 단단하게 하고 도서관이나 박물관으로부터 독립적으로 발전할 수 있게 한다.

글_ 김도연(한국춤문화자료원 연구원, University of College London / Archive and Records Management 석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