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2월 호

개발자 2019.02.11 14:12 조회 : 576

Vol. 17

2015년 02월호

무용가와 비평가의 관계를 위한 제언

무용생태계의 건강한 존립을 위해서는 무용인 각자가 자신의 영역에서 맡은 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야 하고 상호존중, 상호신뢰의 정신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특히 비평가들은 전문성과 객관성을 바탕으로 자신들의 글로써 무용가들의 신뢰를 얻어야 하며, 무용가들과 무용가들의 작업방식을 존중하는 태도를 유지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무용가들은 비평가들의 진심어린 조언은 받아들이되 그들의 글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하지 않고 자신들의 중심을 유지하는 태도가 필요할 것이다. 이렇게 무용가와 비평가들이 정도(正道)를 따라 각자의 역할에 충실하고, 또 앞서 말한 공존의 관계를 유지하는 것만이 무용계가 도태되지 않고 발전적으로 살아남는 길이다.

글_ 부편집장 장지원(무용평론가, 한국춤문화자료원 공동대표)

무용평론가 장지원의 ‘님과 함께’
- 한국무용가 윤미라 님과 영화 〈트라이브〉를

대사, 자막, 음악이 없는 파격적 설정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영화 <트라이브>는 미로슬라브 슬라보슈비츠키(Miroslav Slaboshpitsky) 감독이 사랑과 증오의 감정을 독창적인 연출로 담아내 2014년 칸영화제 비평가주간 대상 및 30여 개국의 유수영화제를 휩쓸었다. 특히 영화는 스토리를 통해 ‘TRIBE’, ‘TOGETHER’, ‘LOVE’라는 핵심 키워드를 수화로 표현한다. 필자는 유미주의적 작품으로 한국무용계에서 독자적 입지를 굳히고 있는 한국무용가, 경희대 무용과 교수인 윤미라 님을 만나 영화 <트라이브>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그녀의 소소한 일상 등을 살펴보았다.

인터뷰·글_ 장지원(무용평론가, 한국춤문화자료원 공동대표)

국립현대무용단 ‘끝_레지던시: 안무가 초청 프로젝트’

안무가에게 창작 환경 기반을 제공하고 안무가가 창작에 집중할 수 있도록 제작 시스템을 공유하는 레지던시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끝_레지던시: 안무가 초청 프로젝트’가 3월 27일 금요일부터 3일간 국립현대무용단의 올해 첫 무대에 오른다. 이번 프로젝트는 <길 위의 여자> 등의 작품에서 소외된 이들의 이야기를 담아냈던 안무가 윤푸름의 <17cm>와 <생소한 몸(Raw Material)>, <뉴 몬스터(New Monster)>와 같은 작품으로 국내외의 주목을 받아온 안무가 임지애의 <어제 보자> 두 작품으로 구성된다. 차세대 여성 안무가의 새롭고 독특한 시도가 국립현대무용단과의 협력을 통해 무대 위에서 발할 시너지에 귀추가 주목되는 가운데 Dance Post. Korea가 연습 현장을 찾아 두 안무가를 만났다.

글_ 인턴기자 안수진(서울대 미학/경영학 4)
사진_ 국립현대무용단 제공

기록과 아카이브가 소재가 되는 컨템포러리 댄스 - 김현진의 〈원본의 재구성〉

예술이라는 것은 창작자와 수용자 사이에서 의미가 공유될 때 가치가 발현된다. 예술적 의미라는 것은 창작자 개인의 의도와 의지이기도 하며, 사회 전체의 신념체계이기도 하다. 창작 혹은 작품의 의미가 제대로 기록되지 않거나 전달되지 않았을 때 기록의 재현, 원본의 의미 혹은 본질은 진가를 발휘하지 못한다. 예술에서 기록과 아카이브의 의미는 원작을 창작자의 의도를 절대적이지는 못하나 최대한 살려서 기록하고, 보존하며 후대에서 활용할 때 살아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김현진의 시도는 주목할만 하다. 그러나 아카이브를 굳이 “먼지 쌓인 지하 문서보관실”로, 기록물을 “누렇게 색이 바랜 종이에 타자로 적혀있는 동작을 묘사한 영어 문장과 그림 기호, 그리고 몇 장의 현장 사진”으로 표현한 김현진의 글은 무용아카이브를 연구하는 입장에서 낯설게 느껴졌다.

글_ 최해리(무용인류학자, 한국춤문화자료원 공동대표)
사진_ 한국공연예술센터 제공

신체와 영상의 현상 - 손우경의 <춤의 이미지 페노메논>

미디어아트와 미디어퍼포먼스 등 일련의 미디어 예술은 국내에서 현장 작업보다 이론이 더 앞서가고 있는 장르다. 일반 관람객들에게는 아직 익숙하지 않은 분야로, 작품 감상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상태에서 전시장의 현란한 영상들을 물끄러미 보고 가는 것이 전부다. 그러나 주지하다시피 이러한 작품은 상징적 기호체계를 파악하여 해석할 수 없다. 이론적으로 설명하면, 관람자의 지각 반응에 전적으로 의지하는 일종의 시각현상이다. 따라서 관람자는 작품을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작품을 관람자의 몸으로 지각하는 것이다.

글_ 서지영(공연평론가, 드라마투르기)
사진_ 홍은예술창작센터 제공

장유경의 춤 - 〈푸너리 1.5〉 재공연

살푸리는 말 그대로 살을 풀어내기 위한 춤이다. 살은 이미 침범해 있는 액(厄)이고 이를 퇴치하기 위한 춤이니 살푸리는 과거지향적인 춤이다. 푸너리는 풍어나 행운, 혹은 풍요를 불러들이기 위해 추는 장단이고 춤이니 굳이 비교한다면 미래지향적인 춤이라고 할 수 있다. 경상도와 강원도 동해안지역에서 전승되어온 푸너리 장단이 ‘동해안별신굿’마당에서 무당이 무가를 부르기 전 연주되는 이유일 것이다. 2015년 시즌을 여는 장유경의 춤에 <푸너리 1.5>(2015, 2.24~5, 아르코 대극장)란 제명이 붙었다. 과거가 1이고 미래가 2라면 1.5는 그 한가운데 수니 현재를 말하고 삶이 1이고 죽음이 2라면 1.5는 또한 삶과 죽음의 경계를 의미할 것이다.

글_ 이근수(무용평론가, 경희대명예교수)
사진_ 장유경 무용단 제공

무속적 푸너리 장단을 현대적 춤으로 - 〈푸너리 1.5〉

이번 공연의 특징은 움직임의 측면이 강화되는 동시에 동해안 별신굿판에서 볼 수 있는 다채로운 장고 장단인 푸너리가 감칠맛 나게 사용되었다는 점이다. 음악의 시각화 혹은 움직임의 청각화를 이루듯 매체를 넘나드는 교차는 이밖에도 남성의 거친 숨소리와 그로테스크한 읊조림, 투박한 경상도 사투리와 장고 장단과 기계음과의 뒤섞임을 통해 묘한 긴장감을 간직하며 공간에 퍼져나갔다. 때로는 거칠게 때로는 소박하게 연주되는 타악기의 울림은 그 장단에 맞춰 김용철의 인상적인 솔로와 무용수 13명이 삶과 죽음의 경계인 ‘살이’와 과거와 미래의 중간인 ‘현재’에서 경계의 춤으로 확장되었다. 군무진들의 고른 기량이 요구되기는 했지만 그들의 열정이 전해지기도 했다.

글_ 장지원(무용평론가, 한국춤문화자료원 공동대표)
사진_ 장유경 무용단 제공

강한 힘의 다리훈련 그랑 바뜨망(9)

바에서의 마지막 훈련은 그랑 바뜨망(grand battements)이다. ‘그랑 바뜨망’은 ‘크게 들어 올리다’, ‘크게 차다’라는 뜻을 지니고 있으며 반드시 발바닥이 바닥을 스치면서 다리를 들어 올리는 것을 전제로 한다. 이 동작은 다리를 곧고 힘 있게 뻗는 연습을 하는 것으로, 몸통이 흔들리거나 구부정한 자세가 되지 않도록 훈련되어야 한다. 그랑 바뜨망은 점프 동작과 다리를 들어 올리는 동작, 회전 동작 등 발레의 모든 동작에 적용이 된다. 그래서 올바른 그랑 바뜨망 훈련이 중요한 것이다.

글_ 전주현(무용교육박사, 한국춤문화자료원 공동대표)

루돌프 폰 라반 (Rudolf von Laban, 1879-1958)

루돌프 폰 라반은 안무가이자 무용이론가로 알려져 있으나 종종 무용가, 건축가, 작가, 화가, 철학자로 소개되기도 한다. 이는 그가 매우 다재다능한 인물이었음을 증명해주는데 이러한 그의 재능이 가장 크게 발휘되어 만들어진 업적이 바로 무용기록법 즉, 라바노테이션(Labanotation)의 창안이다. (...) 라반은 일생동안 무용과 관련한 다양한 예술적, 학문적 업적을 남김으로써 찰나의 예술인 무용에 시간의 제약을 극복할 수 있는 생명력을 불어넣고, 체계적으로 분석·연구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무용사에 큰 획을 그은 인물로 평가된다.

글_ 신찬은(성균관대 예술학협동과정 석사2기)

캐나다 국립발레단 아카이브(The National Ballet Archives in Canada)

캐나다 국립발레단 아카이브는 1975년 이래로 발레단과 관련한 모든 자료들의 수집과 보존을 책임져왔다. 아카이브는 발레단의 설립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발전 과정을 돕고, 작품 및 연구활동을 지원하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아카이브가 보유하고 있는 자료들은 1951년부터 현재까지 약 60년의 역사가 그대로 담겨있다. 자료의 종류는 사진, 비디오, 의상, 프로그램, 포스터, 기사자료, 연구자료 등이 포함된다. 또한 에릭 브런 도서관 및 비디오 컬렉션(The Erik Bruhn Library and Archive Video Collection)은 무용 및 연극, 음악, 무대미술, 안무법, 해부학 등과 관련된 2500점이 넘는 중요한 참고자료를 제공한다. 이러한 자료들은 발레단의 무용수와 안무가, 그 외 연구자와 스탭 등 단체 관련자들에 의해 이용된다.

글_ 김도연(한국춤문화자료원 연구원, UCL Archives and Records
Management 석사)